5·18 민주화운동 - 신군부에 대항한 시민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18일 전후로 광주에서 발생한 민주주의 운동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다. 1979년 12·12 사태로 전두환·노태우의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하였고 이에 시민들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억압될 것을 우려하여 '신군부 퇴진', '유신 철폐'를 내세우며 민주화 운동을 시작하였다. 대규모 운동은 5월 18일부터 5월 27일까지 광주에서 일어났고 이에 신군부는 공수부대를 투입하였다.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둔기로 시민들을 폭행하고 칼로 찌르고 총기까지 사용하여 탄압하였다. 당시 국내 언론은 독재정권의 감시를 받았으며 정권의 의도대로 이 사건을 제작 및 유포하였다. 어용 방송인 대한뉴스의 영상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을 빨갱이들의 폭동으로 방송하였다고도 한다. 이렇게 국내 언론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을 때 독일인인 위르겐 힌츠페터(극 중 피터)가 택시운전사 김사복(극 중 김만섭)과 함께 광주에 진입하여 이 지역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일들을 카메라에 담아 촬영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무사히 빠져나와 광주의 참혹한 현실과 무자비한 한국 독재정권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었다.
"노 광주, 노 머니(No Gwangju, No money)!"
택시운전사인 김만섭(송강호)은 어린 딸을 둔 평범한 가장이다. 자신과 딸이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한 관심사이며 세상 일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똑같은 하루를 보내던 김만섭은 식당에서 다른 택시운전사가 곧 외국인을 태우고 광주에 다녀올 예정이라며 10만 원이라는 큰돈을 받는다고 떠드는 걸 우연히 엿듣게 된다. 그 말을 들은 김만섭은 10만 원이면 밀린 월세를 갚을 수 있다는 생각에 양심을 접어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 외국인 손님을 태우러 간다. 그렇게 극장 앞에서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만나 광주로 출발하게 된다. 광주로 들어가는 길에 도로를 막고 있는 군인들을 만나게 되고 돌아가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 김만섭은 큰일에 휘말려 들까 봐 서울로 돌아가려고 마음먹고 피터에게 이를 설명한다. 하지만 피터는 "노 광주, 노 머니"라고 말을 하고 김만섭은 군인은 무섭지만 돈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광주로 들어가는 다른 길을 인근 주민에게 물어서 찾게 된다.
"우리도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결국 성공적으로 광주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거리는 텅 비어있었고 싸한 분위기에 김만섭은 이상한 기분이 든다. 광주 사람들은 외국 사람인 피터를 매우 반겼는데 이는 피터가 고립된 광주의 상황을 외부에 알리러 왔다는 기자라고 말을 했기 때문이다. 김만섭은 평소 데모하는 사람들을 "우리나라가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며 탐탁지 않게 여겨왔는데 광주 사람들은 여태 라디오에서 들었던 폭도들과는 다른 모습임을 직접 보고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조금씩 알아차린다. 그런데 갑자기 광장에서 군인들이 최루탄을 살포하며 무고한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피터는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촬영하지만 김만섭은 겁에 질려 얼른 도망가자고 한다. 피터가 카메라를 들고 있다는 걸 안 군인이 이를 쫓아오지만 무사히 택시를 타고 광장을 빠져나가는 데 성공한다. 날은 어두워지고 애초에 통금 전에 서울로 돌아오는 게 조건이라 김만섭은 피터를 데리고 서울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차가 고장 나게 되고 광주의 택시운전사 집에서 하룻밤 묵게 된다. 그날 밤 폭음이 들려오길래 피터는 이를 촬영하기 위해 밖을 나간다. 큰 건물이 불타고 있고 거리는 폐허가 되었는데 갑자기 사복을 입은 군인들이 외신 기자인 피터를 잡기 위해 이들을 쫓아오게 된다. 김만섭과 피터는 겨우 군인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집에 돌아왔고 다음날 새벽 김만섭은 광주에 남겠다는 피터를 두고 서울로 먼저 출발한다. 김만섭은 무사히 광주를 빠져나와 다른 지역에서 차를 마저 고치고 서울로 가려는데 광주에 두고 온 피터가 마음에 걸린다. 서울로 가는 갈림길에서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운전대를 돌려 광주로 향한다.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한 유일한 외국인
광주의 참사를 알린 피터(위르겐 힌츠페터)는 2003년에 제2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한다. 피터는 수상 소감으로 이렇게 말한다. "그날의 광주에서 만난 사람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한 용감한 친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를 지금이라도 만나면 정말로 좋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그를 다시 만나게 될 날을 고대합니다."
영화에서는 김만섭이 피터가 수상한 사실을 신문으로 알게 되지만 실제로는 1984년 김만섭이 사망했기 때문에 피터와 김만섭은 민주화운동 이후로 만날 수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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